[경제인칼럼] 겨울철 건설현장 질식사망사고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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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파주의 작성일18-12-31 16:47 조회3,438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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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시작되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10도 이상 된다. 지난 여름 111년만의 무더위로 힘들어하던 때가 불과 2달 전이다. 11월 초순임에도 불구하고 기온이 낮아 차가운 땅에 담아둔 얼음이 얼 정도로 춥다. 롱패딩을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인다. 이렇다 보니 올 겨울은 몹시 추울 것이라고 짐작하고 걱정이 앞선다. 여름철이 매우 무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는 속설 때문이기도 하다.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걱정되는 것이 있다. 건설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식사망사고다.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도 건설현장의 각종 공사는 쉬지 않고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건설현장 공사와 추위와는 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하 30도인 러시아에서도 각종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작업과 같은 물을 이용한 공사는 일부 제한이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보온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콘크리트 양생을 위한 보온방법을 잘못하는 경우 발생하는 것이 질식사망사고다.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질식사고자는 177명이었고 그 중 93명이 사망해 다른 안전사고보다 사망 비중이 매우 높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2명이 동시에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건설현장에서 질식재해자가 75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17년 12월 김포시 소재 도시형생활주택 신축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보온 양생을 위해 사용한 숯불난로 교체 작업을 하던 중에 연소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질식돼 작업자 2명이 사망한 일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질식사고는 콘크리트 양생작업 시 콘크리트가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갈탄이나 숯불난로를 피우는데 갈탄(숯)이 타면서 일산화탄소 가스가 많이 발생해 작업 중에 공기를 한번이라도 마시게 되면 질식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지하층이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공간장소에서 도장작업, 방수작업을 할 때 건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노출돼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변하게 될 때 발생한다. 안전보건공단에서 질식사망사고를 3대 악성사고로 정해 집중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건설현장 질식사망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사업주는 질식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장소가 어디인지 미리 파악하고, 파악된 밀폐공간에는 근로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밀폐공간임을 표시하는 위험경고 표시를 하는 것이다. 둘째, 출입하기 전에 송기팬으로 환기를 충분하게 시켜주고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지를 확인한다. 셋째, 작업책임자에게 밀폐공간 안전작업 허가를 받고 출입을 해야 한다. 넷째, 관련 장비가 없어서 환기와 유해가스 농도 측정이 어려울 경우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밀폐공간을 출입하도록 해야 한다.
건설현장 질식사망사고는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산소결핍 상태가 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작업 전에 충분한 환기를 시켜주고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작업을 할 때에는 연료비 절감을 위해 갈탄연료를 많이 사용하는데 가급적 질식사고 위험성이 없는 열풍건조기를 이용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소규모 건설현장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예방용 장비인 환기팬, 가스농도 측정기 등이 없는 경우 환기팬, 가스농도측정기, 보호구 등을 10일 정도 기간 동안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올 겨울 우리 지역관내 건설현장에서 더 이상 질식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정완순 안전보건공단 대전지역본부장